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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온 카우 컴온 카우 (10/8)카테고리 없음 2018. 11. 5. 10:45팜스쿨에서 키우는 동물들은 모두 풀을 먹여키운다. 팜스쿨에 오기 전에는 풀을 먹여키운다는 것이 동물들을 그냥 풀밭에 풀어놓고 저녁에 우리로 들여보내면 되는 줄로 알았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풀은 금방 자라지 않는데다가 동물들이 뜯어 먹으면서 밟고 다니면 더욱 더 자리지 않기 때문에 목초지를 옮겨줘야 한다. 닭과 양은 일주일에 한번씩 옮기면 되지만 소는 매일 옮겨줘야 한다. 동물을 돌보는 일은 학생들이 매일 해야 하는 일인데, 그 일에는 당연히 동물들의 목초지를 옮기는 것도 포함이된다. 어떻게 내 몸의 두배 만한 소를 그것도 한마리가 아니라 스무 마리씩 매일 이 목초지에서 저 목초지로 옮긴단 말인가? 가축 담당 스탭인 P는 목장 마다 소를 부르는 소리가 있는데, 소들은 그 소리를 듣고 움직이니 대대로 팜스쿨 소들의 귀에 익은 그 소리를 잘 따라해야 한단다. 그러면서 P는 소들이 이동할 목초지로 가는 길을 만든 다음 그 입구에 가서 "컴온 카우, 컴온 카우"라고 노래를 부른다. "컴온 카우"라고 쓰니 이게 노래라는 것이 잘 전달이 안되는데, 실제로 들으면 "커모온 캬아우" 이렇게 느리게 부르고 음정도 있어서 "커모온"에서 점점 높아져 "온"이 제일 높고 "카우"는 낮은 음이 되어 정말 아름다운 노래가 된다. 팜스쿨에서 가장 무뚝뚝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 P가 이렇게 노래를 부르니 소들이 전부 그 소리를 듣고 언덕 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게 진짜 소오름!. 소들이 일제히 그 소리에 반응한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소를 위해 노래를 부른다는 것도 감동적이다.팜스쿨이 키우는 것이 크게 3가지가 있다. 하나는 작물이고 둘은 숲이고, 세번째는 가축이다. 가축 중에는 소와 돼지, 닭 뿐 아니라 칠면조와 양도 있는데, 오늘 팜스쿨에서 소뿐 아니라 다른 가축들을 돌보는 법을 배웠다. 이 많은 가축들을 학생들이 팀을 짜서 아침 먹기 전 6시와 점심 먹고난 후 그리고 4시반에 일이 끝난 후 하루 세번씩 돌봐야 한다. 동물 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목초지를 옮기는 것 외에도 아픈 동물은 없는지 확인 해야 하고, 물과 곡물이나 미네랄 등 먹을 것을 보충해줘야 한다. 목초지를 옮겨주는 것이 가장 번거로운 일이지만 물을 주는 것도 쉽지 않다.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목초지가 바뀌면 트럭으로 수조를 옮기고 물탱크를 끌고가서 물을 받아야 한다. 그렇게 수조에 물을 받고 나서는 소화가 잘 되도록 사과 식초를 물에 섞어준다. 아침 6시에 목장으로 가려면 5시 반에는 일어나야 한다. 졸린 눈을 비비고 목장으로 가면 소들은 우리가 반가운지 아니면 경계를 하는 것인지 음매 음매 소리를 낸다. 해가 뜨기를 기다리면서 나도 언젠간 소들을 위해 노래를 부를 날이 오겠지라고 생각하며 P에게 들었던 대로 "컴온 카우, 컴온 카우" 조그맣게 노래를 연습해본다. (10/8 달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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