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 생명이 태어났다 (3/10)
오늘 첫 생명이 태어났다. 기대한 것과는 조금 달랐지만 올해 팜스쿨에 태어난 첫 생명이라 모두들 신이났다. 원래 3월에 태어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양은 암수를 나누어 키우다가 11월 초부터 합치는데 임신기간이 152일이니 4월에 태어나야 맞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4월이 오기 전에 양의 출산lambing을 돕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출산이 가까이 오면 먹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출산이 가까이 오면 먹이를 더 잘 챙겨줘야 한다. 태아 성장의 70%가 출산 전 4~6주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어미 양은 뱃 속에 새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장기가 줄어들고 소화 능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적게 먹어도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팜스쿨에서는 부드럽고 영양분이 많은 두번째 수확한 건초second cut hay와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콩과 식물인 자주개자리를 알갱이 형태로 만든) 알팔파alfalfa pellets를 충분히 주기로 했다. 먹이를 잘 챙겨주지 않으면 영양분이 대부분 새끼의 장기로 가기 때문에 어미 양의 뼈가 약해진단다. 또 새끼를 낳더라도 너무 작거나 젖이 충분히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출산이 임박한 양이 보내는 신호
출산이 임박한 양을 잘 관찰해야 한다. 젖udder/teat이 커진다든지, 음식을 안먹고 혼자 멀찍이 떨어져 있는다든지, 땅을 밝로 긁으면서 누웠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한다든지, 주변을 계속 돈다는지, 숨소리가 거칠다든지 하는 것이 신호가 될 수 있다. 보통 건강한 양의 경우 3시간 정도 진통을 하기 때문에 4월이 되면 학생농부들이 조를 짜서 3시간 마다 양이 있는 곳으로 가서 지켜보기로 했다.
대부분 자연스럽게 출산을 한다
출산을 할 때 야구공 크기의 물주머니가 두 개가 나온다. 첫번째 물주머니가 터진 후 1시간 내에 새기와 함께 두번째 물주머니가 나오기 시작한다. 쌍둥이의 경우에는 새끼 하나가 나온 뒤에 15분 뒤에 다른 새끼가 나온다. 태반이 나오면 더 이상 새끼가 나오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양이 나왔는데 태반이 따라 나오지 않았다면 다른 새끼가 더 있을 수도 있다. 출산 직후 새끼 얼굴은 막sacks으로 덮혀있는데 어미양은 몸을 돌려서 새끼 얼굴에 묻은 막을 떼어내서 숨을 쉬게 한다. 대부분은 사람의 개입 없이도 양들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출산을 한다.
지켜보되 개입하지 않기
양의 출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지켜보되 개입하지 않기"다. 섣불리 새끼와 어미양 사이에 개입을 했다가 둘 사이에 연결 고리가 끊어지면 안된다. 특히 새끼 양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초유colostrum를 먹는 일nursing이다. 새끼 양의 사망 원인 중 45%가 설사, 8%가 폐렴, 20%가 영양부족인데 초유로 이것들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둘 사이에 연결 고리가 끊어지면 어미가 새끼에게 젖을 주는 것을 거부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끼 양을 높이 안거나 새끼 양 가까이에 코나 입으로 숨을 쉬어서 체취가 배게 해서는 안 된다. 막 태어난 양과 어미는 출산 후 이틀 동안 저그jug라고 불리우는 칸막이가 있는 공간에서 몸을 풀게 되는데, 어린 양을 그곳으로 데리고 갈 떄에도 조심해야 한다. 양을 두손으로 바닥 가까이 들고 천천히 걸어가면서 어미가 따라오도록 해야한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개입을 해야할 때가 있다
그렇지만 예외적으로 개입을 해야할 때가 있다. 그래서 잘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출산 직후 어미가 몸을 돌려 새끼 양 얼굴에 묻은 막을 떼지 않으면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고 지프라기를 코에 넣어 재채기를 하게 하여 숨을 쉬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가장 문제가 되는 상황은 첫번째 물주머니가 터진 후 1시간 동안 진통을 했는데도 새끼 양이 안나오는 경우하고 새끼가 어미 양의 뱃속에서 이상하게 자리를 잡은 경우misrepresentation이다. 이런 경우에는 손을 넣어서 새끼를 꺼내야할 수도 있다.
strip, clip, dip
무사하게 출산 한 어미 양과 새끼 양이 저그jug라는 몸 푸는 공간으로 들어오면, 어미양의 젖꼭지에 붙어 있는 왁스로 된 플러그waxy plug를 제거strip해야 한다. 새끼 양이 젖을 먹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꼬리를 흔드는지 보는 것이다. 새끼가 초유를 먹기 시작하면 안심해도 된다. 이제는 가위를 가지고 새끼 양의 탯줄을 제거clip한다. 배로 부터 1인치 정도를 남기고 자른다. 그리고 요오드iodine을 뭍여서dip 소독을 하면 된다. 그러면 더 이상 할 일은 없다. 어미 양에게 두번째로 수확한 건초를 주고 당밀molasses(사탕수수에서 사탕을 뽑아내고 남은 검은빛의 즙액)을 섞은 미지근한 물을 주고 수첩에 출산 점수 등을 기록 하면 된다*.
쫄깃함의 기억
양 출산을 준비하면서 우리 애들이 태어났던 때가 생각났다. 우리 부부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출산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수중 분만을 했다. 물에 들어가면 진통이 줄어든다고 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아내는 물에 들어가기 전까지 방 안에서 10시간 넘게 진통을 했다. 그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내의 등을 주무르면서 노래를 부르는 일 밖에 없었다. 마침내 욕조에 함께 들어가서 본격적인 분만을 했고 30분 후에 첫째가 태어났다. 의사는 아기가 태어나자 마자 나에게 가위를 건네면서 탯줄을 자르라고 했는데 자를 때 느껴지는 그 쫄깃함 아직도 생생하다. 탯줄을 자른 후 아내가 간단한 치료를 받는 동안 아기를 건네 받고 방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울고 있는 아이을 앉고 뱃속에 있었을 때 늘 불러주었던 '섬집아기'를 불러주니 신기하게도 울음을 딱 그쳤다.

오늘 첫 생명이 태어났다.
오늘 첫 생명이 태어났다. 기대한 것과는 달랐기 떄문에 모두들 더 신이 났다. 원래 양을 기대하고 있었으나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염소가 태어난 것이다. 나는 운 좋게 양을 돌보러 갔다가 양 틈에 살고 있는 염소가 새끼를 낳는 것을 지켜봤다. 배운 대로 어미 염소와 새끼 염소 사이의 자연스러운 연결 고리가 생기도록 거리를 두고 조용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새끼 염소가 어미 젖을 먹는 것을 본 뒤에야 이 소식을 알리기 위해 사람들에게 달려갔다. 사람들은 흥분해서 모여들었고 내가 산파 역할을 했으니 새끼 염소의 이름을 지으라고 했다. 나는 갑자기 '프란시스'가 생각났다. 자유인이라는 뜻의 '프란시스'는 지금의 교황 이름이기도 하지만, 동물을 너무 사랑해서 새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12세기 성인의 이름이기도 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프란시스'는 성스러운 동물의 출산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이 가장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이름었던거 같다. (3/10 해날)
*덤1: 양의 출산 기록
출산 기록부에는 4/6/18 (10:30 am) 1E(W)#45(S). 이런 식으로 기록을 하는데 4/6/18 (10:30am)은 태어난 년월일시간이고, 그 다음 1은 한마리(쌍둥이 일 경우는 2), E는 성멸(암양일 때에는 E, 숫양일 때에는 R), (W)는 양의 색깔이고 #는 어미양의 귀표ear tag 숫자이다. 마지막으로 (S)는 출산 점수lambing score인데, 아래의 기준을 사용해서 1~5까지 점수를 메긴다.
-어미 양이 본견적인 진통을 시작한 후 3시간 안에 출산을 하지 못했고, 도움이 필요했고, 출산 과정이 복잡했다면 1점 -어미 양이 본견적인 진통을 시작한 후 3시간 안에 출산했으나 어렵게 출산을 했고, 많은 도움이 필요했다면 2점 -어미 양이 본견적인 진통을 시작한 후 3시간 안에 출산했으나 조금 도움이 필요했다면 3점 -어미 양이 본견적인 진통을 시작한 후 3시간 안에 출산했고 도움 없이 출산했으나 조금 지연이 되었다면 4점 -어미 양이 본견적인 진통을 시작한 후 1시간 안에 출산했고 아루런 도움 없이 출산했거나 이미 갔을때 lamb이 바닥에 있었다면 5점
이렇게 점수를 메기는 것은 나중에 남게 되는 양이 어떤 것인지 결정culling decision하기 위해서다. 농장에 숫양은 두 마리만 필요하기 때문에 태어난 숫양ram은 모두 다 도축장에 간다. 얌양도 1년이 되면 대부분 도축장으로 간다. 출산 경험이 있는 양이 좋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산 경험이 있지만 출산 점수가 좋지 않은 양은 내년에 도축장으로 가고 그 양 대신 새로 태어난 암양 중에 그 양을 대신할 양이 남게 된다. 이미 팜스쿨에는 아담스 도축장slaughter house에 2019년 10월 30일 25마리를 도축하겠다고 예약을 했다. |